[렛츠리뷰] 스탠드 4권 (The Stand 4th) BOOK

스티븐 킹은 참 좋아하는 작가다. 영화 때문에 본 미저리로 처음 알게 되었고, 누구나 한번쯤 읽었을 샤이닝을 통해 좀 위대한 사람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수많은 그의 소설들이 영화화 되었다는 건 익히 잘 알고 있었지만, 좋아하는 영화 5편중 하나에 들 쇼생크 탈출의 원작이 스티븐킹의 소설 "Different Seasons"속에 들어있는 단편소설 "Rita Hayworth and Shawshank Redemption"이란걸 알았을때는 참으로 반갑기 그지 없었다. 물론 소설로는 그 단편 중 하나인 "Apt Pupil"이 더 재밌었지만.
 
이글루스의 리뷰에 당첨되어 이러저러하게 황금가지판 스탠드 4권을 읽었지만, 사실 대학에 들어온 후에 번역소설을 읽어본 적이 없다;; 물론 내 절대적 독서량이 적었던 탓도 있겠지만, 국내 소설가들의 작품들 중 수려한 문장들로 채워진 소설들을 좋아하다 보면 번역투란, 번역작가들에게 미안한 말이 되겠지만, 조악하다고 생각하게 된다. 이건, 번역을 무척 잘한 분이라도 어찌 할 수 없는 문제다. 그 예의 엄마야 누나야 강변살자의 예는 더이상 언급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평소 잘못된 습관 때문인가? 역시 읽는데 과거의 습관을 동원해야 했다. 지금도 좀 남아있지만, 과거 나는 책에 나온 하나의 활자도 놓치기 싫어했고, 책에 나온 사람들의 모습은 모두 상상을 해야 했고, 그 외양에 따라 그들의 목소리를 모두 설정하고 나서야 비로서 책을 읽을 수 있었다. 그리고 그런 방법을 동원한 나로서는 처음 등장한 쓰레기통맨이란 사람의 이름에서 부터 강한 거부감이 들었고,[아마 원판으로 보면 영어로 된 이름이겠지] 존댓말로 구성된 번역투를 읽으며 이들의 생김이 서양사람일 것이라는 점을 억지로라도 계속 상기시켜야 했다. 그래서 첫번째 챕터를 읽는데만 2일은 족히 걸린 것 같다.

또 내 스스로 만든 핸디캡 때문에 읽는 속도가 매우 느려졌다. 앞부분 내용을 모르는 책을 읽어보자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번 결과 의외로 할만 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제 누가 토지 2부 3권 같은 책을 선물해 준다고 해도 우는 소리 하지 말자, 물론 나머지 책들을 사모을 때 드는 돈은 좀 안타깝긴 해도......

책읽는데 상당한 진통이 따르는 데다가, 세간에서 "가장 많이 재고가 남은 스티븐 킹의 소설"이란 오명을 쓰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이 책은 꽤 잘 만든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독감에 의해[앞내용을 모르지만 대충 슈퍼독감 정도 되는 것 같다.] 미국 인구의 90%가 죽어버린 상황에 살아남은 나머지 10%의 인구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그리고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너무도 그럴싸 하게 다뤘다. 특히

"루시는 견인 트럭 두 대를 끌고 주저않은 차량으로 뒤엉킨 볼더 주변의 거리와 도로를 청소하기 시작한 예닐곱 사람과 함께 나갔다. 문제점은 그들이 그저 독자적으로만 일한다는 것이었다. 소수 사람들이 한데 모여 청소하고 싶은 기분이 내킬 때만 시작하는 우발적인 작업일 뿐이었다."  -page226-

이런 묘사들을 보면 소름이 돋는다. 사람의 수가 줄어드는 것 만 으로도 사회는 충분히 아무런 규칙도, 목적도 없는 사회가 될 수 있다. 다행히도 주인공들이 있고 마더 에비게일이라는 100세의 할머니를 주축으로 삼는 볼더공동체는 서로 규칙을 만들고 임시위원회와 같은 조악한 소규모의 정치체제를 만들지만,  다크맨이라 불리우고 플렉이라고도 불리는 소위 '악의 존재'가 있는 시볼라[현재의 라스베가스]에서는 다크맨이 정한 엄격한 규칙들이 공포라는 강제의 의해 행해진다.

다크맨은 4권에서 아직 실체를 제대로 드러내지 않았다. 하지만 살아남은 사람들의 꿈에 나타나 모두 자신의 사람들이 되라고 강요하는 것 같았다. 이것 또한 작가가 만든 장치들 중 하나였다. 우리는 현재 수많은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한 사람과 다른 한 사람간의 거리가 단순 수치적으로만 가까운 것이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산술적 계산으로도 같은 땅덩어리에 더 많은 사람이 살게 되면 자연스레 서로의 거리는 가까워진다. 하지만 과거 사람이 적었을 적에는 어땟을까. 자신을 외부로 부터 지키기 위해서건, 타인과 교감을 이루기 위해서든, 현재 보다는 더 많은 감각이 동원되야 했을 것이며 그렇기 때문에 과거에 귀신이나 미신에 대한 영적인 얘기들이 더 많았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 지역에 들어와 몇읠동안 래리는 어떤 사람이 거리에서 죽은 듯이 허공을 쳐다보다가 다시 가던 길을 걸어가는 광격을 얼마나 많이 목격했던가? 상황이 바뀌었다. 인간이 지닌 인지 능력의 전체범위가 한단계 상승한 듯싶었다. 끔직하게 무서운 일이었다."-page244-

아무래도 선과 악이란 극명한 구도로 스토리가 전개되기 때문인지, 이 책에서는 유독 신과 하나님의 존재에 대한 종교적 질문들이 계속 쏟아진다. 여기서 하나니은 사탄과 인간을 두고 장기를 두고 있다는 말을 한다. 다크맨은 악을 대표하는 사람이었고, 마더 에비게일은 선을 대표했다. 그 두 세력에 대해 작가는 절대 그들에 절대적인 무언인가를 부여하지는 않는 것 같다. 단지 시니컬하게 종교가 사람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분석하고 있는 것 같았다.

"불가사의는 그분께서 그분의 경이로운 현상들을 펼치려고 선택하시는 방식이다."같은 주문들을 터득하기만 하면 논리따위는 창밖으로 행복하게 집어 던질 수 있는 것이다. 종교적 열광은 예측을 불허하는 세상의 움직임에 해답을 내려 주는 절대 확실한 몇 안되는 방법들 중 한가지며, 그 이유는 그것이 순수한 우연을 완벽하게 제거하기 때문이다." -page 91-

저 부분에서 나는 작가가 갑자기 책을 쓰다가 책으로 들어가 버린 인상을 받았다.

스탠드는 다른 스티븐 킹의 책보다는 좀 재미없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사람들의 성격이나, 변해가는 모습, 각자가 처한 극단의 상황에서 인물들이 행동하는 방식들을 보면 이 사람이 괜히 대가라는 소리를 듣는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아무리 나쁜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그사람의 행위에 보편적으로 공감할 동인을 제공 할  수 있다면 그 작가는 사람들을 제대로 관찰한 사람일 것이다, 그리고 소설의 중간중간 들어있는 세상에 대한 상징을 곱씹어 보는 것도 이 책을 그나마 재밌게 보는 방법 중 하나다.


..............다 쓰고 보니 답지않게 기합이 들어간 글이;;;; 책 얘기가 나오면 좀 오바하는 경향이 있습니다=ㅂ=/
음.....길게 썼으니까, 정떨어 져서 보지 않을꺼야....그럴꺼야.....[중얼중얼]
렛츠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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